우리 동네도 별 수 없다. 우리는 잘 사는 사람들이 아니니 벌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벌어야 하는게 당연한 현상이다. 오랫동안 낮은 주택가의 모습을 가지고 있던 동네가 노후화 되어 이제 좀 고쳐야 할 때가 오니 거대한 계획이 나오고 높은 건물들이 늘어난다. 소사뉴타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계획이 지금 있는 그대로 실행된다면 옛 소사본동을 이루고 있던 작은집들 작은 길들 골목들은 사라지겠지. 난 짧기는 해도 도시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있고 그런 일을 해왔지만 아직도 이걸 어떻게 설득해서 막고, 어떤 좋은 대안을 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. 심지어 왜 안좋은지조차 조리있게 말해낼 수가 없다. 하지만 이건 분명 좋아보이지 않는다. 아무래도 내 생각에 '실리'라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어서 그런 생각을 할..
폭설이었나. 많은 눈이었나. 눈뜨고 밖을 보니 어마어마한 눈이 내렸다. 내리고 있었다. 덕분에 학교 가는데 네 시간 가까이 걸렸다. 별 문제는 없었다. 눈이 많이 와서 그랬는지 빠른 지하철, 원활한 교통, 수월한 이동 같은 것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. 그래서 마음이 편했다. 그렇다고 해도 단 한 번의 많은 눈에 일주일간 교통이 제 기능을 못하게 한 수도권 도시들의 못난 재해관리는 헛웃음이 나게 했다. 우리나라의 도시관리체계(재해를 포함한)와 그곳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의 책임감 혹은 창의력 같은 것들이 아주 가끔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. 그날 아침에 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. "아이고 눈이 이렇게 많이 오니, 지금 치워봐야 헛수고겠구나. 계단의 눈은 그냥 두어야겠다. 조심해서 내려가라." 설마 우리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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